한동안 불면증에 시달렸다.
갱년기의 전형적인 증상이라며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여태 겪었던 갱년기 증상이라곤 약간의 우울감이 전부였기에,
불면증이 이렇게까지 생체리듬을 무너뜨릴 줄은 몰랐다.
멍하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날이 많았고,
피곤해도 낮잠은 오지 않았다.
밤에는 겨우 잠들었다 싶으면 자정이나 새벽 1시에 깨기 일쑤였다.
눈은 감고 있지만 머릿속은 맑기만 한 상태.
다시 잠들 생각에 조바심이 나면서 불안감이 찾아왔다.
결국 잠을 포기하고 책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는 날들이 많아졌다.
오프날이면 억지로 피로하게 만들려고 등산을 가거나
집안일을 벌였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더더욱 한 달에 세 네 번 있는 나이트 근무는
늘 뜬눈으로 보내기 일쑤였다.
휴식 시간에도 몸은 전혀 잠들지 않았다.
눈만 감고 있을 뿐, 머리부터 발끝까지 의식이 명료했다.
종합건강검진에서 위축성 위염 진단을 받았고,
정상수치였던 간수치도 다소 올라 있었다.
스트레스도, 음주도, 자극적인 음식도 내겐 해당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역시… 수면 부족이 문제였던게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몸으로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선배 언니는 소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깊은 잠을 자는 느낌은 아니야. 약을 늘려도 그렇더라.”
그 말에 수면제 없이 이겨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유튜브에서 ‘잠 공부’를 하며 나름의 행동지침을 만들었다.
💤 나만의 수면 루틴
1. 잠자리에서 휴대폰을 멀리 두기
휴대폰 불빛이 수면을 30분 이상 지연시킨다는 정보를 보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2. 책, 잡지 등을 머리맡에 두지 않기
습관적인 행동을 멈추니 마음의 안정이 한결 빨라졌다.
3. 깊은 호흡 반복하기
잠들기 전 코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내쉬는 호흡을 세 번 반복한다.
4. 저녁 7시 이후 음식, 물 섭취 줄이기
속이 더부룩하지 않아 밤새 뒤척임이 줄어들었다.
5.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
생활 리듬이 안정되며 숙면 확률도 높아졌다.
요즘도 새벽에 잠을 깨긴 하지만,
다시 잠드는 시간이 훨씬 짧아졌다.
눈을 감았다가 떠보면 시계가 오전 6시를 가리킬 때가 있다.
그 순간의 행복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는 여전히 ‘잠이라는 보약’을 마시기 위해
하루하루 작은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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