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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밥상, 큰 위로

해독주스 : 내 가족을 위한 한 잔

by 마음 그 위에 2025. 6. 2.

1. 아이의 얼굴에 피어난 여드름

작은아이가 사춘기를 맞으며 얼굴에 여드름이 생기기 시작했다.

손가락만 한 울퉁불퉁한 여드름이 볼이며 입가를 가리지 않고 올라왔다.

붉게 부어오른 그 녀석들 때문에 아이의 맑던 피부는 금세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손대지 마."

말은 해보았지만, 터지고 또 터진 여드름은 결국 깊은 흉터로 흔적을 남겼다.

눈에 띄게 징그러워질 정도의 상처들을 마주하며, 속상함과 무력감이 밀려왔다.

피부과를 다녀보기도 했지만, 기껏 돌아오는 건 먹는 약과 연고뿐.

그 어떤 것도 소중한 내 아이의 피부를 근본적으로 회복시켜주진 못했다.

 

2. 올케언니의 조언, 그리고 시장으로 달리던 나

그러던 어느 날, 올케언니를 만나 고민을 얘기하며 넋두리를 하던 중,

"우리애도 여드름이 있었는데, 해독주스를 먹였더니 깨끗해졌어."

그 순간, 마음속에 작은 희망이 움트기 시작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다.

해독주스? 한때 방송에서 열풍을 일으켰지만, 그땐 남의 얘기처럼 흘려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내 아이의 얼굴이 달린 문제였다.

스트레스 받고 있는 아이를 보는 것도 나에겐 고통이였다.

그날 나는 곧장 시장으로 달려가 재료를 한아름 사 왔다.

종이에 적힌 여섯 가지 재료들

사과, 바나나, 당근, 브로콜리, 토마토, 양배추

가장 신선한 것들로 고르고 골라 담았다.

어떤 방법이든 어떤거든 시도해보자. 내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 할 게 뭐 있나.”

 

3. 해독주스를 마시기 시작하다

그날부터 해독주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가 잘 마실까 걱정했지만, 의외로 반응은 좋았고 곧잘 먹었다.

바나나와 사과 덕분에 맛도 제법 괜찮았다.

매일 아침, 거의 매일 빠짐없이 한 잔씩 마시도록 했다. 때론 아침, 저녁으로 먹였다.

한 달, 두 달이 지나자 아이의 피부가 조금씩 맑아지더니 거짓말처럼 여드름이 사라지고,

피부가 뽀얗게 밝아졌다. 놀라웠다.

해독주스가 무슨 영약처럼 느껴졌다.

그 이후 우리 가족 모두 해독주스를 꾸준히 즐겨 마시게 되었다.

 

4. 해독주스는 건강을 돌보는 루틴이 되었다

나는 매일 저녁 당근, 브로콜리, 토마토, 양배추 재료를 삶아놓고, 다음 날 아침 그 삶은 물에 신선한 사과와 바나나를 더해 믹서에

갈아 해독주스를 만들었다.

걸쭉하면서도 부드러운 식사 대용 음료.

우리 가족은 그것으로 아침 혹은 저녁을 대신하기도 했다.

한 친구가 남편 건강을 걱정하며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나는 해독주스를 적극 권했다.

두어 달 뒤, 친구는 환한 얼굴로 말했다.

"해독주스가 그렇게 좋을 줄 몰랐어. 남편도 덜 피곤해하고, 얼굴빛도 좋아졌어."

그 친구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루틴을 만들었단다.

일주일치 채소를 한꺼번에 삶아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매일 아침 사과와 바나나만 갈아 넣는 방식.

귀찮아도 효과가 있으니 계속하게 되더라.”

우린 그렇게 웃으며 공감했다.

 

5. 다시 꺼낸 건강의 기억

시간이 흐른 지금은 가족들이 모두 객지에 있다.

혼자 해독주스를 만들기엔 조금 번거롭기도 하고, 솔직히 귀찮은 마음에 손이 많이 가는

루틴이라 다시 시작하기가 망설여졌다.

하지만 요즘 탄수화물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해독주스가 다시 내 식단으로 떠올랐다.

건강한 식사 대용으로, 또 다시 나를 돌보는 방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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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당근 100g

브로콜리 100g

토마토 100g

양배추 100g

사과 200g

바나나 200g

 

* 만드는 법

세척한 당근, 토마토, 양배추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브로콜리는 식초 몇 방울을 떨어뜨린 물에 15분간 거꾸로 담가 둔 뒤 가지를 떼어깨끗이 씻는다.

(브로콜리는 100g씩 소분해 냉동보관하면 편리하다.)

모든 채소를 냄비에 담고 잠길 만큼 물을 부어 15~20분간 삶는다.

다음 날 아침, 삶은 채소와 사과, 바나나를 믹서기에 넣고 갈아낸다.

 

6. 해독주스, 사랑을 갈아 넣은 한 잔

해독주스는 단순한 건강 음료가 아니었다. 그것은 내 아이를 위한 간절함에서 시작된,

그리고 가족을 위한 보살핌으로 이어진 엄마인 나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루틴이었다.

지금도 가끔, 믹서기에서 채소 갈리는 소리를 들을 때면

내 가족이 전부였던 그때 그 아침 풍경이 떠오른다.

한 잔의 그 음료가 우리가족을 얼마나 건강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지켜주었는지

새삼 그 고마움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오늘 나는 지나온 세월을 느끼며 나를 위한 건강한 한 잔을 만들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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