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기억1 한복에 담긴 마음 나는 한복에 대한 ‘한’이 있다.아마도 내가 10살 무렵, 설날 아침이었던 것 같다.동네 친구가 반짝이는 금박이 박힌 중전마마 한복을 입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눈이 부셨다.“도시에 사시는 우리 할머니가 사주셨어.”자랑하듯 한바퀴 휙 도는 친구. 웃는 얼굴에 햇살까지 반짝였다.TV 한 대를 놓고 온 동네가 옹기종기 모여 연속극을 보던 그 작은 시골마을.그곳에선 처음 보는 한복이었다. 너무 예뻤다. 친구가 너무 부러웠다.나는 엄마에게 졸랐다. 나도 한복을 갖고 싶다고.하지만 엄마는 화를 내셨다. “한복 얘긴 입 밖에도 내지 마라.”그 뒤로도 나는 조심스럽게 몇 번 더 말을 꺼냈지만, 돌아오는 건 매번 무관심과 엄포뿐이었다.어린 시절 일기장에는 친구에 대한 질투와 한복에 대한 부러움이삐뚤빼뚤한 글씨로, 때로.. 2025. 6. 4. 이전 1 다음